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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장

평소 어리숙하던 김아영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날카로운 건지, 임하나는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 아이 때문이에요?” 김아영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난 그 아이가 무조건 현우 오빠 아이일 줄 알았거든요.” “대표님 아이라고 한 적 없는데요.” “에이, 그걸 꼭 말을 해야 아나요. 현우 오빠가 하나 씨랑 그 아이를 얼마나 챙겼는데요.” “챙겨요?” “네. 구내식당 가격을 내린 것도 탕비실에 다양한 간식들이 배치된 것도 전부 현우 오빠가 지시한 거예요. 하나 씨 지갑 사정 안 좋은 거 알고 밥이라도 잘 챙겨 먹으라고 그렇게 한 거라고요. 하나 씨가 식판에만 유난히 고기반찬 많이 담아주는 거 정말 몰랐어요? 오빠한테 지나가면서 하나 씨 신 거 좋아한다는 말에 탕비실에 레몬 사탕이며 온갖 레몬맛 간식은 다 가져다 뒀다고요. 하나 씨 한 사람만을 위해서 다른 직원들 불만과 의심은 신경도 안 썼다고요.” 김아영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오빠 오랫동안 봐왔지만 여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모습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그 아이가 오빠 아이가 아니라고 했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자기 애가 아닌데도 이렇게 해줄 정도면 자기 핏줄이었어 봐요. 얼마나 더 헌신적이었겠어요. 저 하늘의 별을 따다 달라고 해도 그렇게 해줬을걸요.” 김아영의 말에 테이블 위에 올려둔 임하나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이제라도 그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 걸 안다면 좋아할까?’ 김아영이 얘기한 것들 임하나라고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육현우가 그녀에게 얼마나 잘해 줬는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멀쩡한 연인 사이에 끼어들 생각도 없었다. 그녀의 임신은 어디까지나 사고자, 우연. 육현우가 책임을 질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고 책임을 지길 바라지도 않았다. 어느새 음식이 세팅되고 김아영은 혼자 맥주를 들이켜기 시작했다. ... 테이블 위의 빈 맥주병이 열 개쯤 되었을 때 임하나가 김아영의 술잔을 가로챘다. “그만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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