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하,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네가 그러고도 엄마야?” “서로 더 감정만 상하기 전에 우리 이만 헤어지자.” “누구 마음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진우석이 임하은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네 마음대로 이혼? 내가 그렇게 되게 둘 것 같아?” 차분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을수록 속이 뒤집어지는 진우석이었다. “임하은, 내 말 잘 들어. 감히 우리 아기한테 무슨 짓 하기만 해봐. 평생 내 곁에서 말라 죽게 만들어줄 테니까.” 진우석이 병실을 박차고 나서고 임하나가 부랴부랴 달려 들어왔다. “언니, 괜찮아? 저 자식이 또 때린 건 아니지?” 이에 임하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런데 너... 회사 안 가봐도 괜찮아?” 가뜩이나 마음이 복잡할 텐데 회사까지 그만두었다는 일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임하나는 대충 둘러댔다. “월차 내서 괜찮아.” 바로 그때, 임하나의 휴대폰이 울렸다.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전화를 받자마자 김아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나 씨, 이게 무슨 소리예요? 회사를 관두다니?” 유일한 친구였던 소이현에게까지 배신당한 임하나는 더 이상 우정을 믿지 않았다. 그렇기에 김아영이 아무리 살갑게 다가와도 임하나에게 김아영은 동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이런 전화를 받으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별일 아니에요. 그냥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그만두는 거예요.” “식중독 사건 때문은 아니지?” 김아영이 이렇게까지 묻는 걸 보니 회사에 이미 소문이 쫙 퍼졌나 보다. “아니에요.” “오늘 저녁 시간 괜찮아요? 좀 만나고 싶은데.” “무슨 용건이라도 있으세요?” 다른 것보다 불안정한 임하은의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 “딱히 용건이 있는 건 아닌데...” 우물쭈물하던 김아영이 말을 이어갔다. “그냥 계속 숨기고만 있자니 내 속이 답답해서 마지막으로 얘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요.” 약속에 응한 임하나는 병원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약속을 잡았다. ... 저녁 6시, 약속 시간에 맞춰 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