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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장

잔뜩 취한 김아영이 꼬브라진 혀로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생긴 것도 별로고 몸매도 별로고 집안은 더 별로거든요. 그래도 내 몸에 손을 댔으면 책임을 져야죠. 내 제안이 그렇게 별로였나? 그냥 차버리는 거 있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흑흑흑!”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주위 테이블 손님들의 시선마저 느껴졌다. 기겁한 임하나가 다급하게 그녀의 입을 막았다. “아영 씨, 목소리 좀 낮춰요.”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울기만 하는 김아영을 안쓰럽다는 듯 바라보던 임하나가 말했다. “제가... 한 비서님한테 전화라도 해볼까요?” “안 돼요!” 김아영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자식한테 전화를 왜 해요! 꼴도 보고 싶지 않아요.”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고개를 든 김아영이 말했다. “그럼 전화 한 번만 해볼래요? 내가 취했다고 데리러 오라고 해봐요. 어떻게 나오는지 보게.” 그렇게 기대감 어린 시선 속에서 임하나는 한승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피커폰 모드로 걸어둔 휴대폰에서 한승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나 씨?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그게... 혹시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방금 퇴근하긴 했는데 무슨 일이시죠?” “그게... 아영 씨가 많이 취했는데 한 비서님을 자꾸 찾아서요. 이쪽으로 좀 오실래요?” “...” 긴 침묵에 김아영은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제가 김 대표님께 전화드리겠습니다.” 순간 김아영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휴대폰을 빼앗아 든 그녀가 말했다. “저 하나도 안 취했으니까 올 필요 없어요. 나 알아서 집에 갈 수 있으니까.” 통화를 마친 김아영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고 백 마디 말로도 지금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임하나는 그저 말없이 그녀의 곁을 지킬 뿐이었다. 그 뒤로 몇 번이나 김아영은 구토를 했다. 인사불성이 된 그녀를 혼자 보내려니 마음에 놓이지 않아 그녀의 집까지 함께 간 임하나는 놀랍게도 그곳에서도 육현우를 마주치고 만다. 육현우와 함께 내려오던 김정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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