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장
낯선 도시에서 임하은에게 의지할 곳이라곤 그녀밖에 없다는 걸 아는 임하나는 진우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내가 직접 확인해야겠어.’
하지만 한참을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임하나는 전에 임하은이 알려주었던 집 비밀번호를 떠올렸다.
띡띡띡, 삐비빅.
조심스레 문을 연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거실에 널브러진 유리 조각들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해 안방으로 들어선 순간, 임하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도둑이라도 든 듯 엉망이 된 침실에 한편에는 엎어진 캐리어에 엉망으로 삐져나온 옷가지들,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까지.
‘언니가... 또 맞은 거야.’
일단 정신을 차리고 방 안의 사진을 찍은 임하나는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
그 시각, 병원.
부스스 눈을 뜬 임하은은 진우석의 얼굴을 본 순간,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욱신거리는 몸보다 남편에게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훨씬 더 컸기 때문이었다.
“하은아, 깼어?”
진우석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
임하은이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우석은 자신의 뺨을 때리며 자책했다.
“내가 미쳤었나 봐. 내가 또 너한테 손을 대다니. 난 죽일 자식이야!”
바로 그 순간, 병실로 들어온 임하나는 눈앞의 광경에 눈을 찌푸렸다.
“우리 언니한테서 떨어져.”
거칠게 진우석을 밀쳐낸 그녀가 말했다.
“하나야...”
“언니...”
엉망이 된 언니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내가 말했잖아. 저 자식 손버릇 절대 못 고친다고.”
“그러게...”
임하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네 말 들었어야 했는데... 내가 마음을 독하게 못 먹어서 이렇게 됐네.”
평소 임하나 앞에서만큼은 어떻게든 씩씩한 척하던 임하은이였지만 지금만큼은 붉어지는 눈시울을 막을 수 없었다.
이때, 의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환자분 좀 괜찮으세요?”
“네.”
임하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잡한 시선으로 진우석을 바라보던 의사가 망설이다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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