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장
문이 열리는 순간 짧은 정적이 흘렀다.
편하게 묶은 머리, 온몸을 휘감은 명품, 슬리퍼 차림의 이지영이 마치 안주인처럼 모두를 맞이했다.
“다들 그렇게 서 있지들 말고 들어와요.”
그제야 누군가 입을 열었다.
“지영 언니? 설마 언니 남자 친구가 육 대표님이셨어요?”
그 말을 시작으로 사람들은 재잘재잘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어쩐지 은실 언니가 깜짝 놀랄 거라고 했거든요. 으아악! 이런 빅뉴스가!”
“지영 언니랑 육 대표님이 커플이었다니.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언니 진짜 대단해요. 어떻게 육 대표님을 꼬신 거예요?”
“이제 정말 결혼 준비하는 거예요?”
어느새 이지영을 바라보는 여자 동료들의 눈동자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부러운 건 안은실도 마찬가지였다. 이지영과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고 업무 능력도 비슷했다.
솔직히 몸매도, 얼굴도 평범한 이지영보단 예쁘고 늘씬하며 패션 센스도 훨씬 좋은 본인이 남자들에게 인기가 더 많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육현우를 이지영에게 빼앗겨버리다니.
가뜩이나 마음이 불편한데 모두들 이지영 주위만 싸고도니 기분이 더 나빠졌다.
이때 김아영이 임하나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이지영 저 표정 좀 봐요. 아주 입꼬리가 찢어지겠네.”
역시나 이지영은 봄날 장미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하나 씨. 어떻게 좀 해봐요. 현우 오빠 하나 씨한테 마음 있다니까. 왜 기회를 줘도 못 잡아요?”
김아영이 아쉬워죽겠다는 말투로 말했다.
‘차라리 지금 이 순간 모두의 주목을 받는 게 하나 씨였다면 진심으로 축복해 줬을 거야.’
“아영 씨, 저랑 대표님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괜히 오해 사겠어요.”
“그래요?”
김아영이 임하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정말 멍청한 거예요 아니면 그냥 멍청한 척하는 거예요? 현우 오빠가 하나 씨한테 관심 보이는 거 정말 모르겠어요?”
하지만 임하나는 더는 이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그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한편, 손님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육현우였다. 집이라 그런지 평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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