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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장

회의가 끝날 무렵, 이지영이 서재로 들어왔다. “회의 끝난 거예요? 여기 감기약이요.” “여기에 두세요.” 육현우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지만 이지영은 컵을 육현우의 코앞까지 들이대며 말했다. “지금 드셔야 해요.” 이에 멈칫하던 육현우가 결국 약을 먹고 그제야 이지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만 나가볼게요. 회의 끝나면 다들 식사 하고 가세요.” 여느 커플과 다름없는 달콤한 모습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졌고 임하나는 애써 고개를 숙이곤 파일에 집중하려 했지만 단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일어서 서재를 나섰다. 임하나는 아직도 졸고 있는 김아영의 어깨를 톡 건드렸다. “엥? 끝난 거예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김아영이 물었다. “드디어 깨네요.” “으, 다리 저려.” 기지개를 켜던 김아영이 휘청이고 마침 곁을 지나던 한승호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어머, 승호 씨 지금 어딜 만지는 거예요?” 호들갑스러운 목소리에 임하나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향하고...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 그랬던 건지 한승호의 한 손은 김아영의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무슨 일 생겼어요?” 김아영의 비명에 여직원들이 다시 서재로 돌아오고 괜히 창피해진 김아영은 한승호의 뺨을 날려버렸다. “변태 자식.” “총괄비서님, 아영 씨 성격 아시잖아요... 그냥...” 잔뜩 미간을 찌푸린 한승호가 서재 문 어귀에 모여있는 여직원들을 향해 말했다. “무슨 구경 났습니까?” “저도 아영 씨한테 가볼게요.” 차가운 포스에 움찔하던 여직원들이 나가고 괜히 어색해진 임하나 역시 대충 핑계를 찾아 서재에서 벗어났다. 어느새 서재에는 한승호, 육현우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살짝 빨개진 그의 얼굴을 살피던 육현우가 장난스레 말했다. “아파?” “놀리지 마십시오.” “됐고 내려가서 밥이나 먹어.” “대표님은요?” “난 아직 컨디션이 안 좋아서 쉬는 게 좋겠어.” ... ‘도대체 어딜 간 거야?’ 집안을 둘러보던 임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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