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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다음 날은 일요일이었고 임하나가 산전 검사를 받는 날이다. 임하나는 시간이 아직 이른 것을 보고 가는 길에 남보라의 병실에 들렀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마침 안에서 누군가가 나와서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다. 임하나는 그 사람을 보고 의아해했다. “김 대표님?” 여기서 김정우를 마주치니 놀라면서도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다. 전에 남보라에게서 김정우가 그린 클럽의 주주라고 들었던 적이 있다. 남보라는 그린 클럽에서 출근하고 있으니 김정우는 남보라의 상사인 셈이다. 이때 김정우의 휴대폰이 계속 울리고 있었고 그는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짚으며 전화 받으러 간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임하나는 옆으로 비켜주고 김정우가 멀리 가서야 문을 두드리고 병실에 들어갔다. 남보라는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방금 운 사람처럼 눈이 빨갰다. “몸은 좀 괜찮아졌어?” 임하나는 사 온 과일을 침대 옆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물었다. 남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많이 좋아졌어.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 “오늘 산전 검사하거든.” 임하나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나도 너처럼 이 아이 지우려고. 그런데 조금 긴장돼서 너한테 뭐 좀 물어보려고. 혹시 따로 준비해야 할 거 있어?... 혹시 수술할 때 전신마취 해? 아프진 않았어? 돈은 얼마 썼어? 수술받기 전에 보호자 사인이 필요해?” 임하나의 말을 들은 남보라는 멍해져서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 “너 혹시 소이현 때문에 갑자기 아이를 지우려는 거 아니야?” 어젯밤에 소이현은 인스타그램에 모든 사람에게 자랑하듯 자신과 육성재가 화해했다고 올리면서 임신 진단서를 덧붙였다. 그 때문에 용주 대학교의 모든 사람들이 육성재가 나쁜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여자 친구를 임신시키더니 현 여자 친구도 임신한 것이다. 이 자극적이고 막장 같은 내용으로 드라마를 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임하나는 고개를 저었다. “걔들이랑 상관없어. 내가 임신한 줄 몰랐을 때 약도 먹고 수액도 맞았었거든... 많이 고민해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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