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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장

“설마 남자 친구 아니에요?” 안은실이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를 열었다. 임하나가 주변을 빙 둘러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육성재, 이거 놔! 여기 회사야.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면 내 이미지가 이상해진다고!” 하지만 육성재는 손을 놓아주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하나야, 나 결심했어. 네가 아이를 낳고 싶다면 낳자. 내가 너랑 아이 책임질게.” 임하나는 감동하기는커녕 육성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육성재, 내가 말했지. 내 일은 너랑 아무 상관이 없다고!” 임하나가 육성재의 손을 홱 뿌리치더니 몸을 돌렸다. 육성재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졌다. “나 이미 학교 게시판에 글 올렸어. 이제 사람들은 네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내 아이라고 생각할 거야.” 육성재의 목소리가 꽤 컸기에 로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임하나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육성재, 네가 드디어 돌았구나.” 육성재는 화내지 않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임하나를 바라봤다. “네가 오해받으면서 욕먹는 거 내가 어떻게 두고 봐. 하나야, 나는 계속 그 자리에 서서 너 기다릴게.” 임하나는 육성재가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 회사까지 쫓아와서 이런 미친 소리를 늘어놓을 만큼 말이다. 임하나는 더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다. 임하나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육성재도 마치 김빠진 풍선처럼 고개를 숙여 손에 든 도시락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하나야, 내가 어떻게 해야 너를 되돌릴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육성재가 고개를 돌려보니 옷차림이 화려한 한 여자가 그를 향해 웃고 있었다. “저는 안은실이라고 해요. 임하나 씨와는 같은 부서 동료죠. 혹시... 임하나 씨 남자 친구예요?” “네.” 육성재가 입꼬리를 올렸다. 안은실은 육성재의 손에 들린 도시락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임하나 씨한테 전해줄까요?” 육성재가 냉큼 건넸다. “고마워요.” “별말씀을.” 안은실이 이를 건네받으며 덧붙였다. “가는 길인데요 뭐.” ...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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