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장
임하은이 움츠러들며 말했다.
“집에 도착했으니 알아서 올라가면 돼요.”
여강석은 입을 꾹 다문 채 임하은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눈빛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게 마치 그녀를 발라버릴 것만 같았다. 그 눈빛에 임하은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누님, 그냥 체면 차리지 말아요.”
앞에 앉은 신효신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형한테 예의 차리다가 잘 된 사람 못 봤어요.”
저번에 여강석이 팔을 분질러 놓겠다고 했는데 아니라고 그러지 말라고 한참 예의를 차리다가 잔뜩 화가 난 여강석이 팔과 다리를 같이 분질러 놓았다.
“...”
임하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는 말은 있어도 예의를 차리면 안 된다는 말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여강석을 보니 확실히 만만치 않은 사람 같았다.
임하은은 여자라 더 무섭기 마련이었다. 정말 잘못 건드렸다가 피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준비를 마친 임하은은 여강석이 다시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으려 하자 군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마침 불어오는 찬 바람에 얇은 티만 입은 임하은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강석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추워요?”
임하은이 고개를 저었다.
여강석이 고개를 돌려 신효신에게 말했다.
“너 외투 벗어서 줘.”
“괜찮아요...”
임하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효신은 잽싸게 외투를 벗어 임하은에게 덮어주었다.
“...”
임하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여강석이 그녀를 안고 단지로 들어갔다.
“어느 동 살아요?”
“A019요.”
A019동 앞에 도착한 임하은이 아무 집이나 둘러댔다. 집 앞에 도착해서야 여강석이 그녀를 내려줬다. 다행히 그는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보겠다고 하지는 않았고 신효신을 데리고 떠났다.
임하은은 그 층에서 10분을 더 기다리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여강석의 차가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절뚝거리며 자기가 사는 단지로 향했다.
...
차를 운전해 단지에서 나가던 신효신이 끝내는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
“형, 앞까지 데려다주면 되지 뭐 그렇게 번거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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