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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장

소윤정은 최성훈이 계속해서 무슨 말을 하든, 어떻게 비아냥거리든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마치 귀가 먹은 사람처럼 무시해 버렸다. 이 상황은 최성훈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약 20분 후, 차는 힐튼 호텔 앞에 도착했고 호텔의 도어맨이 빠르게 다가와 차 문을 열어주었다. 곧 소윤정이 한쪽 발을 차 밖으로 내딛는 순간, 최성훈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벨이 두 번 울리기도 전에 그는 전화를 받았다. “응, 나야. 지금은 상태 어때?”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걸 듣고 소윤정은 상대가 누구인지 짐작할 필요도 없었다. 강수아였다. 천 년의 얼음처럼 차가운 최성훈이 이렇게 다정하게 대하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 전화는 강수아가 걸어온 것이었다. 그녀는 최성훈이 왜 자신을 곁에 두지 않고 떠나갔는지 묻고 싶었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성훈 씨, 왜 의사랑 같이 안 오고 있어? 혹시 할아버지께서 또 무슨 말씀을 하셨어?” 강수아는 최태수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의 병세가 심각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효도를 중히 여기는 사람으로도 최성훈은 최태수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강수아는 조금 전 전화를 걸어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며 최성훈을 최태수의 곁에서 불러냈다. ‘할아버지랑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도 말리는 사람이 없을 텐데 왜 의사랑 병실로 안 오는 거지? 뭔가에 발목이 잡혔나?’ 최성훈은 더욱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급한 일이 생겼어. 미안해, 함께 있어 줄 수 없어서.” 이 순간, 그는 강수아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유 비서더러 너한테 줄 목걸이를 골라보라고 했어. 사과의 뜻이야.” ‘급한 일’이라는 말에 강수아는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최성훈이 목걸이를 선물해주겠다고 하자 다시 웃음을 지었다. “아이고, 목걸이는 많잖아. 굳이 또 줄 필요는 없는데.” “뭐, 일이 생겼으니 먼저 해결해. 나 화 안 내고 병원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일 끝나고 나면 꼭 빨리 와줘.” 그러자 최성훈은 핸드폰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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