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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장 육 주예요. 심장 박동이 있어요

나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신지영은 예전에 나에게 그녀와 유영석의 일을 조금 말해준 적이 있다. 그들은 딩크족이라 자녀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유영석이랑 십 년을 같이 살았고, 번 돈은 모두 유영석이 가져갔다고 했다. 지금은 살해당해서 혼자가 되었으니 이대로 제상으로 가게 되면 정말 아무 걱정이 없게 될 것이다. 고개를 들어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는 신지성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결혼이 인간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신지영은 유영석이랑 십 년 동안 같이 살면서 십 년이나 고생한 끝에 겨우 돈이 생겼는데, 유영석이 밖에서 다른 여자를 찾아 아이를 낳았잖아요? 그리고 그녀는 결국 살해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체를 거둬주는 사람도 없게 되었고요? 당신이 보기에 그녀의 일생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신지성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녀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가치 없다고 생각해요. 유영석 그자는 정말 남자답지 못하네요. 그런 사람은 천벌을 받아야죠.” 나는 그의 말이 웃겨서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쪽도 남자라 남자 편을 들어 그를 위해 몇 마디 좋은 말을 해줄 줄 알았어요." 그가 나를 흘겨보았다. "저는 남자가 맞지만, 인간이기도 해요. 유영석 같은 사람은 인간이 아니에요. 아예 짐승만도 못하죠." 나는 신지성을 곁눈질하며 저도 모르게 살며시 웃었다. ‘이 사람은 가끔 얄밉지만 뼛속 깊이 정의감이 넘치네.’ 그의 말 때문인지 내 기분이 좀 좋아졌다. 차에 오른 뒤, 그가 차를 몰았고 나는 차창 밖을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었다. 한참 뒤, 길의 방향이 틀린 것을 본 내가 그를 곁눈질하며 물었다. "우리는 송한 그룹으로 가는 거 아니었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운전대를 잡은 채 앞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청이 이모가 제게 여은 씨가 어제 매우 심하게 토했으니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해 보라고 했어요." ‘병원에 가자고?’ 내가 망설이는 사이, 신지성이 이미 차를 병원 주차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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