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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장 나 자신을 위해 쟁취해 보는 거야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 할머니의 생신 잔치가 열려요.” 그가 눈살을 찡그리고 물었다. "할머니요? 누구를 말하는 거예요?" 이때 내 핸드폰이 울려서 신지성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전화를 받아보니 염지훈이 걸어온 전화였다. 전화기 너머에서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야?" "병원이야!" 나는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초음파사진을 꽉 움켜쥐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잠시 멈칫하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오늘 저녁에 할머니 생신 잔치가 열리니 내가 데리러 갈게." 나는 입술을 꼭 다물고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알았어!" 나는 전화를 끊은 뒤, 손에 든 초음파사진을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조금 얼떨떨했다. ‘이 아이는 왜 지금 생겼을까?’ "뭐라고 나왔기에 이렇게 놀란 상태예요?” 신지성은 내 손에서 초음파사진을 빼가서 대충 훑어보고는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되어 눈살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송여은 씨, 육 주예요?" 임신한 시간을 알아차린 그는 얼굴을 굳히고 예쁜 눈동자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왜 육 주예요? 임신한 지 거의 석 달이 되었잖아요? 왜...." "그전의 것은 가짜였어요!" 그의 말에 대답한 나는 모든 감정을 거두고 그의 손에서 초음파사진을 건네받아 가방 안에 넣고는 가짜 임신에 대해 그에게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내 말을 듣고 난 그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말했다. "염씨 가문 여사님은 정말 장난이 아니군요. 어떻게 그런 일은 생각해 낼 수 있어요? 그런데 송지은 씨가 지금 정말 임신했잖아요? 혹시 무슨 계획이 있어요?" 나는 고개를 저어주고는 병원을 나왔다. 나도 그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망연자실해졌다. 원래도 염지훈과 이혼하는 일을 망설이고 있던 나는 지금 갑자기 생긴 아이 때문에 이혼을 더욱 망설이게 되었다. 나는 평소 과감하게 모든 일을 처리했지만, 이번 일에 있어서는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어쩌면 염지훈과 이혼하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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