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그는 송여월을 구하기 위해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내 목소리는 큰 편이 아니었지만 묘지는 별로 넓지 않았다. 안 그래도 조용한 와중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내 말을 모두 듣게 되었다. 한순간, 모든 시선은 송여월과 염지훈에게로 집중됐다. 사람들은 굳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말문이 막혔다. “여은아,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송여월은 울먹이며 내게 말했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아빠가 돌아가시자마자 왜 우리를 모함해? 지금껏 너는 아빠를 화나게 한 적 없는 줄 알아?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 아빠는 분명히 멀쩡했다고. 하지만 너와 관련된 루머들이 온 세상에 까발려지고서 아빠는 응급실에 실려 가셨잖아.” 송여월은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울어서 충혈된 눈 때문에 송여월은 더 불쌍해 보였다. 그녀의 얼굴은 가여웠다. 5년 전의 그 일은 내가 언론사를 찾아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 의해 온라인에 공개되었다. 아빠와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도 그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얘기를 꺼내지 않으면 그만이었지만 일단 얘기가 나와버렸으니 사람들은 거만하고 양심없는, 연인과 잠적해버린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연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는 것을 확신하게 될 수 있었다. 나는 날카로운 칼처럼 나를 향해 겨눈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궁지에 몰린 기분이었다. 뭐라고 해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온몸이 덜덜 떨려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엄마는 내가 괴롭힘을 당하자 불타고 있던 지전을 한 움큼 손에 쥐고 미친 듯이 송여월에게로 던졌다. 엄마는 송여월을 향해 부르짖었다. “망할 것! 내 딸을 괴롭히라고 너를 20여 년 동안 키워준 게 아니야!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 네년이 내 남편도 죽이고 인젠 내 딸까지도 괴롭히는구나! 너 죽고 나 죽자!” 말을 마친 엄마는 바닥에서 벽돌을 집어 들고 송여월에게 던지려 했다. 엄마는 미친 사람처럼 통제되지 않았다. 나는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