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내가 눈물을 흘리자, 송정헌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쉬어서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 아가. 결국 예정된 죽음이었어. 나야 죽으면 해탈하겠지만 이렇게 빨리 나를 데려가려 할 줄은 나도 몰랐다... 떠나기 전에 네가 가야 할 길을 잘 준비해 주려고 했었는데 안 될 것 같구나.” 나는 울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슬픔에 온몸이 주체할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목이 메어 한 마디도 말할 수 없었던 나는 그저 아빠의 손을 꼭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라도 아빠를 내 곁에 붙잡아두고 싶었다. “아빠, 벌써 가시면 어떡해요. 저 아직 아빠한테 말하지 못했던 게 많단 말이에요. 저 5년 전에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바보야.” 아빠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다 지난 일이야. 아빠가 그동안 너무 엄격했지? 그동안 서러웠던 게 많았을 텐데... 여은아, 이제 송한 그룹은 네가 이끌어가야겠구나. 내가 가면 그룹이 크게 흔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빠가 새 대표 이사를 마련해 두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아라. 엄마가 나중에 너한테 말해줄 거다. 앞으로 네 엄마 잘 보살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충동에 휩싸이지 말고 항상 이성적으로... 알겠니?”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북받치는 감정을 추슬렀다. “아빠, 안심하세요. 제가 꼭 엄마 잘 보살필게요. 약속할게요.” 그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네 배 속의 아이를 보지도 못하고 내가 먼저 가겠구나... 여은아, 만약 염지훈이 좋은 남자가 아니더라도 걔한테 목매지 말아라. 염지훈의 선택에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다만 앞으로 모든 걸 너 혼자 감당해야 해. 미안하다... 아빠가 더는 너를 지켜주지 못할 것 같구나.” “아빠...” 눈물이 앞을 가려 시야가 흐릿했다. 아빠의 호흡이 갈수록 약해지더니 호흡기에서 갑자기 불길한 경고음이 울렸다. 의사는 다급하게 나를 떼어내며 아빠를 죽음의 문턱에서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죽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