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후사를 교대하다

나의 이 추측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았기에 나는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다만 송여월이 혼란을 틈 타 어물쩍 염지훈과 만난 거라고 하더라도 두 사람이 사귀었던 건 사실이었다. 게다가 염지훈도 송여월을 무척 사랑하고 있고... 송여월이 5년 전 무슨 수법으로 염지훈이 그녀를 사랑하게 했는지는 몰라도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나조차도 스스로 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그 끔찍한 기억이었기에 염지훈도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전화벨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잠에서 덜 깬 나는 눈을 비비며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송여은, 지금 당장 염 씨 가문 본가로 오너라!” 염 씨 가문 여사님의 매서운 호통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아주 차가운 명령조였다. 여사님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전화기에서 뚜뚜 하는 통화 종료음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잠시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씻고 본가로 향할 준비를 하려고 했다. 아직 침대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이번에는 전지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고 여보세요라고 말하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은아, 너 지금 어디야? 너 괜찮아?” 나는 더욱 어리둥절해졌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평온한 내 말투에 전지안이 잠시 멈칫했다. “아직 모르나 보네. 강성 실시간 검색어 확인해 봐. 누구에 의해 폭로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너의 5년 전 그 일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어. 지금 언론에서 얼마나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는지 몰라. 조금 전에 우리 신문사의 편집장님이 나한테 전화가 와서 사실이냐고 묻더라고. 나도 그제야 알게 된 거야.”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해 보았다. 과연 전지안의 말처럼 당시의 일이 누군가에 의해 폭로되어 있었고 네티즌의 추측과 억측까지 더해져 내 이미지가 추악할 대로 추악해져 있었다. “네티즌도 정말 너무해. 사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