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사라진 시체
“이미 갔어.”
그렇게 말한 그는 여전히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나보다 훨씬 키가 큰 탓에 염지훈과 대화를 할 때면 고개를 들어야 해 목이 다 아파와 나는 아예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거칠게 약과 솜을 꺼낸 나는 그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상처가 확실히 깊어 안쪽에 있는 살까지 선명하게 보여 나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그 보잘것없는 칼은 꽤 날카롭긴 한 모양이었다. 만약 남자가 공격했다면 염지훈의 손은 아예 못쓰게 되었을지도 몰랐다.
“쓰읍….”
내가 너무 거칠었던 탓인지 염지훈은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잠시 멈칫한 나는 굳은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아파도 참아. 난 송여월이 아니라 애교 같은 거 부릴 생각 없으니까.”
그는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
쓸데없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 빠르게 상처를 처리한 나는 쓰레기를 치운 뒤 경찰 쪽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저도 모르게 따라서 시선을 옮기자 열려 있는 트렁크 안에는 난자된 강아지만 있었다. 넣어 놓은 지 며칠 된 듯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확인을 한 경찰들도 멍해졌다. 이내 그들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송여은 씨,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나도 멍해졌다. 고개를 돌려 유영석 아내를 쳐다보자 그녀는 흐릿해진 눈으로 트렁크에 있는 죽은 개를 부며 중얼거렸다.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한 사람이야….”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어 나는 방금 전 카페에서 그녀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 경찰들에게 그대로 반복한 뒤 무력하게 말했다.
“저도 모르겠엉.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기에 이렇게 와봐달라고 한 거예요.”
현장 상황을 본 경찰은 옆에 있는 경찰을 향해 말했다.
“조사 작성하고 저 여자가 말하는 피해자에게 연락해서 사실 확인하도록 해.”
다른 경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유영석 아내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조사를 통해 나는 그제야 그 여자의 이름이 신지영이며 나이는 마흔이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말을 하지 않았다면 여태까지 고작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