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염씨 가문을 위해
우리의 반응이 너무 이상했던 탓인지 송여월도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러다 초음파 검사 결과지 위에 적힌 글을 보자 예쁜 이목구비는 눈에 띄게 당황과 공포로 물들었다. 심지어는 순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임신? 네가 임신했을 리가?”
“송여월 씨, 말씀 조심해서 해주세요.”
주영백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말을 잘랐다.
자신의 반응이 너무 과했던 것을 알아차린 송여월은 진정하려 애를 쓰며 염지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여은이 임신을 했다니… 정말 잘됐구나.”
송여월은 기쁨을 표현하고 싶어 했지만 마음에도 없는 소리라 얼굴에 내걸린 미소는 어그러져 사나운 표정이 되었다.
염지훈은 송여월을 무시한 채 나를 보며 말했다.
“나랑 같이 할머니 보러 가자.”
말을 마친 그는 주영백에게 송여월의 검사에 동행해달라고 부탁한 뒤 나를 끌고 병원을 나섰다.
“지훈아.”
병원 건물을 나오고 나서도 등 뒤에서 송여월의 목소리가들렸지만 염지훈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듯 나를 끌고 차에 올라탔다.
염씨 가문 본가로 향하는 내내 염지훈은 아무런 말도 없었고 나는 아직도 손에 들린 초음파 사진에 푹 빠져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임신한 지 2개월이나 넘었을 리가, 심지어 시간이 송여월의 임신 기간과 거의 비슷했다.
염씨 가문 본가 정자.
여사님은 평온한 얼굴로 염지훈을 보며 말했다.
“됐다, 알았다. 난 여은이와 따로 이야기를 나눠볼 테니 넌 가서 네 삼촌들한테나 가보거라.”
잠시 망설이던 염지훈은 나를 쳐다보다 여사님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정자 안에는 나와 여사님만 있었다. 초음파 검사 결과지를 손에 든 그녀는 늘 그렇듯 자애로운 얼굴로 평온하게 나를 보며 말했다.
“이 갑작스럽게 온 아이에 놀랐니?”
“전 임신하지 않았어요.”
나는 여사님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확신에 찬 투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내 몸은 당연히 내가 가장 잘 알았다. 방금 전, 여기로 오는 내내 나는 의아했었지만 여사님의 평온한 기색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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