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황폐한 도로 위에는 폐차된 자동차들과 말라붙은 시체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일부 좀비들은 하반신이 잘린 채 머리만 남아 꿈틀거리며 기어가고 있었다. 흘러나온 창자를 질질 끌고 움직이는 모습은 극도로 혐오스러웠다.
양윤석은 갑자기 나타난 하선아를 보고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깨끗한 얼굴과 매끄럽고 흰 피부는 이 황폐한 세계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당신 누구야?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거야?”
양윤석은 경악한 목소리로 물었다.
서준수는 하선아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내 사람이다.”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양윤석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준수가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보호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으악!”
그 순간, 그들의 무리에 있던 임산부가 갑자기 덮친 좀비에게 물리고 말았다.
양윤석이 빠르게 반응해 한 발에 그 좀비를 처리했지만, 이미 늦은듯했다.
“이미 변... 변이되는 거 아니에요?”
어린 소녀 한 명이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
그곳에 있던 열댓 명의 생존자 중 여성은 단 두세 명에 불과했다. 굶주림에 지친 이들은 갑자기 등장한 하선아를 보고 놀랐지만, 배고픔 앞에서 다른 감정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다.
임산부는 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목덜미에는 검푸른 혈관이 도드라져 있었다. 눈동자는 붉게 변해가고 있었으며 좀비에게 물린 다리에는 심각한 상처가 나 있었다.
“아이를... 부탁해요.”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갈라진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더는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암시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감염 속에서도 그녀는 자신이 낳을 아기만큼은 살리고 싶었다.
서준수는 굳은 표정으로 냉정히 말했다.
“변이가 시작됐다.”
그의 말에 생존자들은 두려움에 뒷걸음질 쳤다. 방금까지 그녀를 돕고 싶다던 어린 소녀조차 뒤로 물러섰다.
“변이요? 설마 좀비로 변하는 건가요?”
하선아가 말을 마치자마자 양윤석이 칼을 들고 나섰다.
“명복을 빕니다.”
“아이는...”
여자는 마지막 힘을 짜내 말을 이었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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