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양윤경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가끔 손목을 내려다보는 듯하더니, 이내 옷소매로 슬쩍 가렸다.
도경에 도착하자, 하선아는 고급 호텔을 예약해 두었지만, 먼저 양윤경을 데리고 트레이드 타워 백화점을 둘러보기로 했다.
백화점 안에서 양윤경은 반짝이는 팔찌를 보며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하나같이 몇백만 원씩 하는가 하면, 가방은 몇천만 원이나 하는 것들도 있었다.
“이건 대체 무슨 이불이에요? 1,440만 원이라니! 금으로 짠 것도 아니고...”
“이런 신발은 편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천만 원이라고요? 말도 안 돼요.”
처음에는 양윤경이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가격들에 연신 놀라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무감각해지는 듯했다. ‘이불이 1,440만 원, 프라이팬이 4,000만 원이라니.’하며 구시렁거리던 그녀는 몇억 원짜리 팔찌를 보고도 그저 그러려니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선아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의 의도대로 양윤경이 서서히 백화점의 소비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깨달으며 속으로 미소 지었다.
‘앞으로 자주 모시고 와야겠어.’
그녀는 대학 입학을 계기로 처음 대도시에 왔을 때, 모든 게 새롭고 설레기만 하던 그 시절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내 세상 물정을 몰랐던 자신이 부끄러워졌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임동훈 씨 맞으시죠? 저 기억하시겠어요? 어제 기차에서 만났던...”
“기억하죠. 혹시 옥팔찌 팔러 오신 건가요?”
임동훈이 환히 웃으며 물었다.
“맞아요!”
그는 하선아에게 주소가 담긴 쪽지를 건넸고, 하선아는 곧장 택시를 잡아탔다.
그녀는 떠나기 전 양윤경에게는 근처 카페에서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엄마,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다녀올게요.”
“알겠어.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양윤경도 딸이 뭔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전에 환도에 왔을 때와 달리 이번 도경 방문에서는 대도시의 소비 수준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했다.
만보 갤러리아는 도경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상업 지역에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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