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한 달 전만 해도 하선아는 피부가 가무잡잡했고 800도나 되는 근시 때문에 두꺼운 뿔테 안경까지 쓰고 있었는데 연일 지속되는 야근에 정신이 피폐해지고 피부가 푸석푸석해진 상태였지만 지금 하선아는 피부가 하얘졌고 두꺼운 안경을 벗어 던지고 초롱초롱한 예쁜 눈을 드러냈다.
은행 카드에 아직 몇천만 원이나 남아있어서 그런지 예전처럼 주눅이 들지 않고 여유로워졌다. 예전에는 보세만 둘러보며 기껏 샀다는 옷이 4만 원짜리였고 옷장에 옷도 별로 없었지만 오늘은 읍내 백화점으로 가서 눈도 깜짝하지 않고 40만 원을 쓰자 직원의 태도도 몰라보게 열정적이었다. 하선아는 묘한 만족감을 얻었고 더는 주눅 들거나 축 처져있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나온 하선아는 저녁 모임에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안주희가 예약한 룸이 화장실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나오자마자 밖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안주희와 마주쳤다
“선아야.”
안주희는 며칠 전 달라진 하선아의 모습을 보았지만 그래도 깜짝 놀랐다. 역시 꾸며야 태가 산다고 오늘의 하선아는 며칠 전보다 더 어여뻐진 것 같았다.
하선아는 안주희에게 축의금을 줬고 마을에서 재배한 채소를 적지 않게 사들였는데 그중에는 안주희의 작은 할아버지가 재배한 것도 있었다. 지금 이렇게 대량의 채소를 사들인다는 건 믿는 구석이 있다는 소리였다. 게다가 하선아는 어제 집에 많은 물건을 사들이기도 했다.
안주희는 원래 하선아에게 오늘 서진석이 온다고 귀띔해 주고 싶었지만 마침 안주희의 남편이 나타나더니 어여쁜 하선아를 보고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주희 친구죠. 어서 들어와요.”
장문수가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요.”
하선아가 인사를 건네며 가져온 선물을 건넸다.
“이건 신혼 선물이야.”
안주희는 하선아가 내민 쇼핑백에 그려진 명품 브랜드 디엔의 로고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통이 큰 친구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기에 안주희는 더 열정적으로 맞이했다.
“와주기만 해도 너무 고마운데 선물까지 챙겨왔어? 얼른 들어가 앉아.”
룸 안에는 모두 두 개의 큰 테이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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