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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이현숙은 입술을 잘게 깨물더니 괜히 목소리를 높였다. “너는 나를 그렇게도 이 집에서 쫓아내고 싶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여기 있은 지 한 달이 거의 다 됐으니 슬슬 큰아버지도 보고 싶으실까 봐 그러죠. 그리고 걸어가는 것보다는 모셔다드리는 게 할머니도 더 편하잖아요.” 이곳 마을에서는 예로부터 남자들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졌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하정욱과 하정수는 한달에 한번씩 번갈아 가며 부모님을 돌보는 것으로 약속을 했다. “뭘 데려다주기까지 해. 천천히 걸어가면 되지!” 이현숙이 미간을 찌푸려가며 말했다. 하선아는 날이 잔뜩 선 그녀의 말에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지 별말 없이 방으로 올라갔다. 쇼핑몰 입점 심사는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선아는 일전 중고마켓에 올린 물건에 문의가 많이 들어온 것을 보고는 구매자들에게 내일 택배로 보내준다고 했다. 응대를 마친 후 그녀는 쇼핑몰로 들어가 컵라면과 봉지라면을 가득 주문했다. 요즘은 택배도 엄청 빠르기에 굳이 마트로 가서 살 필요가 없었다. 하선아는 먹을 것을 주문한 후 이제 한 달 뒤면 여름이라 곧바로 에어컨 두 대도 구매했다. 지금까지 줄곧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하나에 세 식구가 의존하며 살았기에 아주 과감하게 두 대를 질러버렸다. 그 뒤로 그녀는 에어컨에서 그치지 않고 변기와 냉장고, 그리고 티비까지 구매했다. 사실 침대도 새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침대 아래에 액세서리가 한가득 들어있었기에 침대는 잠시 내버려 두었다. “선아야, 밥 먹어!” “네!” 하선아는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전 서준수가 공간에 넣어둔 액세서리 중에 예쁘게 반짝이던 옥 팔찌 하나를 꺼냈다. 사실 이 옥 팔찌는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건 팔지 않고 양윤경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만약 양윤경이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그때는 금은방으로 그녀를 데려가 다른 팔찌로 사줄 생각이다. “엄마가 선아 너 주려고 만두를 빚었어.” 양윤경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딸이 온 뒤로 모든 일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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