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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금으로 된 목걸이와 팔찌, 그리고 진주에 다이아몬드까지 정말 없는 게 없었다. “이 정도면 금은방에 있는 것들은 전부 다 털어온 것 같은데...?” 그녀의 추측대로 서준수는 정말 금은방에 있는 모든 걸 다 챙겼다. 그때 반짝반짝 빛나는 액세서리 옆에 놓인 메모지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글씨가 단정한 것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대개 알 것 같았다. 메모에는 호빵과 부침개, 그리고 장염 치료제와 같은 각종 약이 적혀 있었다. 이렇게도 많은 걸 받았는데 당연히 요구한 대로 공간을 채워줘야 했다. 심지어 어떤 액세서리는 너무 예뻐 파는 게 아까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팔아야만 한다. 제일 중요한 건 돈이었으니까. 하선아는 침대 아래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더니 공간 안에 있던 액세서리들을 전부 다 상자 속에 넣었다. 마음에 쏙 든 목걸이는 하나 남겨두어 목에 걸었다. 상자 하나로는 부족하자 그녀는 상자 하나를 더 찾아와 남은 액세서리를 담았다. 그러고는 다시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 서준수에게 물건을 조달해야 하기에 공간은 최대한 비워둬야만 했다. 다행히 그녀의 집은 매우 컸고 그녀의 방 역시 수납공간이 넉넉했다. 하선아는 오늘 읍내로 가서 팔아버릴 생각으로 금팔찌 몇 개를 꺼내 백 팩에 넣었다. 만약 읍내에서 팔지 못하게 되면 조금 더 큰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또한 같은 금은방에서 자주 거래하는 건 좋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금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걸 보고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먹을 수도 있으니까. 하선아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소설이 인기 랭킹 탑3에 들어가게 보고는 기분이 확 좋아져 한 번에 2만 자를 올렸다. 그러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방을 나섰다. 물론 나오기 전에 방문을 꽉 잠그는 걸 잊지 않고 말이다.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게 좋겠어. 그리고 얼른 차를 사야지. 돈도 있는데 언제까지 궁상맞게 살 수는 없잖아?’ “아침 일찍부터 어디로 가는 거지?” 양윤경은 기합이 단단히 들어간 채로 집을 나서는 딸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읍내에 도착한 하선아는 곧바로 눈앞에 보이는 금은방으로 들어가 금 100g을 팔았다. 의도치 않게 금값이 오를 때 찾아와 그녀는 꽤 후한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상황을 보니 금값은 앞으로 더 오를 듯했다. 하선아는 읍내에서 금을 팔아버린 다음 곧바로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등록을 마친 후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하정욱과 양윤경 것도 대신 등록해주었다. 오후. 그녀는 이번에 강천시로 가 또다시 금은방을 돌아다니며 가방이 텅 빌 때까지 금을 팔았다. 다 팔아버린 후 계좌를 확인해보니 1억8천만이라는 거액이 찍혀있었다. 이런 금액이 계좌에 생길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는 이 모든 게 꼭 꿈만 같았다. 이제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하는 직장도 다닐 필요가 없고 허구한 날 트집만 잡던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현재 그녀의 침대 아래에는 액세서리들이 몇 상자나 더 있기에 그것까지 전부 다 팔아버리면 점점 더 많은 돈이 쌓이게 된다. 하선아는 금처럼 가격이 비싸지 않은 것들은 인터넷에 올려 팔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중고마켓이 아닌 아예 쇼핑몰 사이트에 입점해 조금 더 비싸게 팔 생각이다. 요 며칠은 서준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단 기존에 있는 물건부터 빨리 처리해야만 하니까. 하선아는 서준수가 메모에 적어뒀던 내용을 떠올리고는 약방으로 가 장염 치료제와 각종 감기약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시장으로 가 호빵과 부침개, 그리고 분유를 샀다. 서준수가 동그라미까지 쳐 가며 특별히 부탁했던 거라 그녀는 잊지 않고 구매했다. 하선아는 공간이 다 차고서야 비로소 구매를 멈췄다. 팔고 구매하고 하다 보니 시간은 벌써 오후였다. 하지만 그렇게도 많이 돌아다녔는데 피곤하기는커녕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공간 안에 있던 10개가 넘는 수정구슬은 흡수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예전에 직장 동료들과 백화점을 돌며 아이 쇼핑할 때는 30분도 안 돼 지쳤는데 지금은 기운이 펄펄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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