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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이튿날 아침. 임현도가 잠에서 천천히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의 아랫배가 무언가에 짓눌린 듯 무겁게 느껴졌다. 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상황을 살폈다. 순간, 갑자기 잠이 싹 사라졌다! 김수아의 매끄러운 허벅지 하나가 그의 몸을 누르고 있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 여자가 밤에 잠을 잘 때 침대 옆에 놓아두었던 곰 인형인 줄 알았을 것이다. 임현도는 고개를 돌려 김수아를 깨우려고 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린 그는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하마터면 김수아에게 뽀뽀할 뻔했다! 김수아는 옆으로 누워 있는 데다 잠버릇이 나빠 머리가 이미 그의 베개를 베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거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큰 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후.” 입으로 깊은숨을 내쉬고 난 임현도는 재빨리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는 김수아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겼다. 잠자는 김수아는 가볍게 눈을 감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매우 조용했다. 그녀의 속눈썹은 길고 부드러웠고 코는 오뚝하며, 반짝이는 작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 있어 고른 호흡과 함께 마치 아침 이슬을 적신 장미 꽃잎처럼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주고 있었다. 임현도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때, 잠자던 김수아의 눈이 살짝 움직이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두 눈이 마주친 순간 임현도는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김수아가 갑자기 깨어날 줄은 몰랐다! 잠시 어리둥절해진 김수아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순식간에 정신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보기 흉한 수면 자세를 발견했다. 임현도와 이렇게 가까울 뿐만 아니라 다리 하나가 이불 속에서 그대로 튀어나와 임현도의 몸을 누르고 있었다. “아니... 죄송해요!” 김수아는 황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는데, 얼굴이 너무 빨개 마치 뜨거운 보일러 같았다. 임현도도 좀 난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상황이 좀 애매한 것 같았다... “그... 저기, 일어났군요.” 임현도는 난처하게 화제를 찾고 있었다. "저... 제가 이 자세로 오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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