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장

“엄마, 나 안 갈 거니까 여기서 말해요!” 김수아는 입술을 깨물며 보기 드물게 고집부렸다. “수아, 너...” 한 번도 고집을 부린 적이 없는 딸이 갑자기 이러니 이연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서연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김수아가 철없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수아야, 너 오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남자를 위해서, 그것도 큰소리만 치는 남자 때문에 네 엄마를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다니. 그럴 필요 있어?” “숙모, 숙모가 한사코 조문양을 우리 집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제가 어머니를 기분 나쁘게 했을까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서연을 보며 항상 온화했던 김수아는 화를 내며 말했다. 수아야, 왜 그렇게 거칠게 말하는 거야, 숙모가 널 해칠까? 수모는 경험자잖아, 이건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서연은 두 손으로 팔짱을 끼고 말했다. “너 지금 사는 집 좀 봐. 좁고 낡아빠졌잖아. 네 숙모 부랑 여기 올 때마다 아는 사람이 볼까 봐 두려워. 너 부모님을 위해 생각 좀 해야 하지 않겠어? 그들 어깨의 무거운 짐을 분담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 김수아를 향해 한 말이었는데 순간 김호민을 깊이 자극했다. 가장인 그는 순간 얼굴을 붉히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이 능력이 없어서 아내와 딸이 자신을 따라 고생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이연은 안색이 흐려졌다. 하지만 서연의 강인한 성격을 알고 있는 이연은 한숨을 내쉬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런 곳에서 형님, 아주버님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외부인도 있으니 말이다. “숙모, 그만 해요!” 하지만 김호민과 이연이 참을 수 있다고 해서 김수아도 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큰아버지 식구들을 충분히 참았던 그녀는 방금 그 말에 자극받아 결국 폭발했다. “숙모, 우리 가족이 지금 고향 집에서 살 게 된 건 아빠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았기 때문이잖아요. 별장 그때 팔았고요!” “지난 두 달 동안, 아빠가 갖은 방법을 찾아 회사에 돈을 넣지 않았다면, 금성 그룹은 이미 망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