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장

"선생님, 괜히 저 가지고 장난치지 마시죠." 엉큼한 표정의 도혜정을 향해 임현도는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장난하는 거 아닌데? 진짜 진지한데요?" 매혹적인 미소와 함께 도혜정은 도발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일단 옷부터 올려보라니까요. 상처 회복 상황 좀 확인해 보게요."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임현도가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이 나이 먹고 이렇게 노골적인 도발은 처음 받아보는지라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솔직히 커리어 우먼다운 세련된 외모와 어딘가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의사 가운에 도발적인 대사들. 흔들리지 않다는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정말 그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그저 신박한 실험 대상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는 걸 임현도는 알고 있었다. 괜히 만나자고 했다간 오늘 밤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할지도 몰라.' 어쩌면 아예 해부가 되어버릴지도...' "쑥스러워하지 마요. 정 부끄러우면 그냥 나한테 맡겨요." 도혜정이 임현도를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선생님,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임현도는 기겁하며 이불을 더 꽁꽁 싸맸다. "하하하." 그 모습에 도혜정은 또 꺄르륵거리며 웃어댔다. 보기보다 순진하네. 부끄러워하는 것 좀 봐.' 다른 남자였다면 벌써 알아서 다 벗었을 텐데 말이야.' 어딘가 어리숙한 임현도의 모습에 도혜정은 더 관심이 갔다. "크큭, 그래요. 장난은 여기까지 하죠. 정말 회진온 거 맞아요. 주치의로서 환자 회복 상태를 체크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 방금 전까지 웃던 도혜정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게 굳었다. 순식간에 180도로 달라진 모습에도 임현도는 의심스럽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 "정말이에요?" "그럼요." 도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그제야 이불을 걷어낸 임현도가 병원복을 살짝 들추었다. 붕대로 칭칭 감긴 상체가 드러나고... 허리를 숙인 도혜정은 상처를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여기 아파요?" 그녀는 가는 손가락으로 임현도의 좌측 복부를 톡톡 건드렸다. "조금요." 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