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강재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다.
“당신과 송청아 사이의 신분이 뒤바뀐 그 일과 관련된 거예요. 당신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데려가려는 겁니다.”
‘신분이 바뀌었다고?’
그 말에 주다인의 눈동자가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렇다면 날 잃어버린 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단 말인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며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고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좋아요. 같이 가죠.”
차에 올라탄 뒤에도 주다인은 강재혁과 일정 거리를 두고 앉았고 둘 사이엔 사람이 한 명은 앉고도 남을 만큼의 간격이 벌어져 있었다.
창밖으론 점점 더 번화한 상권 거리가 스쳐 지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주다인의 표정은 다시 어두워지더니 조용히 고개를 돌려 강재혁을 바라봤다.
“강 대표님,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신분 확인과 관련된 장소 맞나요?”
강재혁은 턱을 살짝 들며 입을 열었다.
“실은 그쪽으로 가는 길은 아니에요.”
그 말에 주다인은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가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강재혁이 먼저 말을 덧붙였다.
“방금처럼 큰일을 겪었으니 우선 식사부터 하자는 거였어요. 마음도 몸도 진정시켜야죠. 괜찮을까요?”
“...”
주다인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이 사람... 지금 일부러 거짓말까지 하며 날 데리고 나온 거야?’
하지만 주다인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려는 걸 꾹 눌렀다.
‘진정하자. 화내지 마. 예전의 날 도와줬던 걸 생각하자.’
그녀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뇌었다.
그렇게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프라이빗한 룸으로 안내받았다.
아무리 외부 시선이 없다 해도 강재혁과 마주 앉는 자리는 여전히 어색했다.
주다인의 어깨는 살짝 굳어 있었고 몸을 무의식적으로 긴장시키고 있었다.
음식이 하나둘 들어왔고 그제야 주다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이 모든 음식은 강재혁이 미리 이윤희에게 물어보고 준비해 둔 그녀의 최애 메뉴들이었다.
처음엔 불편함만 가득했던 식사 자리였지만 의외로 접시에 담긴 모든 음식이 입에 딱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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