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그는 허리띠를 풀었다. 주다인이 여전히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면 그녀의 손을 묶어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되면 주다인은 완전히 저항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주다인은 앞섶이 벌어진 자기 모습을 보고 굴욕감에 눈물이 고였다. 당황한 나머지 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실험대 위의 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심진우를 향해 휘둘렀다.
“악!”
공기 중에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심진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가슴에 꽂힌 칼을 바라보았다. 고통이 순식간에 퍼졌다. 주다인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눈이 붉어졌다.
“심진우, 이건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심진우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이에 주다인는 발로 힘껏 차서 그를 뒤로 밀어냈다.
그러고는 실험대에서 뛰어내려 의자를 들고 심진우을 향해 내리쳤다.
심진우가 잔인하다면 그녀는 더 잔인했다.
심진우의 얼굴은 완전히 검게 변했고 주변에는 사나운 분노가 감돌았다.
“주다인!”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주다인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창문 쪽으로 달려갔다.
실험실은 2층에 자리 잡고 있어 뛰어내려도 크게 다치지는 않을 것이다.
가벼운 골절보다는 지금 같은 공간에 미친 심진우와 함께 있는 것이 더 두려웠다.
그의 손길 하나라도 닿는 것이 역겹고 구역질 났다.
심진우는 정신을 차리고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피도 마다하지 않은 채 칼을 뽑아내며 주다인을 쫓았다.
“주다인, 도망가지 마!”
주다인은 비틀거리며 창문에 기어 올라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내렸다.
그녀는 풀밭에 떨어졌고 주변의 가시가 피부를 찔렀지만 고통 따위는 느끼지 못했다.
머리 위로 심진우의 사나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망쳐봤자 소용없어, 주다인. 내가 너를 가지지 않고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어!”
주다인은 입술을 깨물고 일어나 앞으로 달렸다.
평소에는 밤이 되면 가로등이 켜지는 캠퍼스였지만 오늘은 유독 주변의 가로등이 모두 꺼져 있어 주변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주다인은 필사적으로 앞으로 달렸다. 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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