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주다인의 멘탈은 무너질 것 같았다. 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이미 헤어졌는데 지금 뭘 하려는 거지?’ 곧이어 심진우는 거칠게 주다인을 실험대 위로 밀어붙였다. 주다인의 몸은 강제로 뒤로 젖혀졌고 앞에는 심진우의 뜨거운 몸과 사나운 얼굴이 있었다. 그의 눈에는 결연함이 가득했다. 입으로는 끊임없이 소리를 질렀다. “미쳤다면 그건 네가 미치게 한 거야! 주다인, 오늘 밤 마지막 기회를 주겠어. 내 말을 잘 듣고 내게 돌아오면 널 부드럽게 대해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강제로 하겠어!” 이 말을 들은 주다인의 머리는 순간 하얘졌다. ‘강간하려는 거야? 실험실에서 그런 짓을 하려고?’ 그녀의 심장은 더욱 격하게 뛰었다. 심지어 과거의 자신이 왜 그런 쓰레기 같은 심진우를 좋아했는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주다인은 발로 차고 손으로 때리며 심진우의 접근을 저지했다. 하지만 심진우는 그녀의 청바지를 움켜쥐었고 서둘러 단추를 풀려고 했지만 손이 떨려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장면은 주다인의 눈을 찌르는 듯했다. 그녀의 얼굴은 새하얗게 변했다. 심진우의 행동을 믿을 수 없었다. “심진우, 너 나를 건드리면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 줄 거야!” “넌 내 여자 친구야, 한 번 자는 게 뭐가 문제야? 요즘 어른들 연인 중에 안 자는 사람이 어디 있어? 결혼 후에야 잠자리를 갖겠다는 거야?” 심진우는 욕을 내뱉으며 주다인의 옷을 잡아당기려 했다. 주다인의 상의는 얇은 흰색 니트였고 쉽게 찢어질 듯했다. “안 돼!” 그녀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고 허둥지둥 실험대 위의 휴대폰을 찾았다. 지난번 강재혁이 전화번호를 저장해 달라고 했을 때 저장해 둔 번호였다. 오후에 강재혁이 걸어온 부재중 전화도 보였다. 그녀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강재혁의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려 했다. 하지만 심진우는 눈치채고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의 얼굴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표정이었다. “강재혁?” 저장된 이름을 보자 심진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