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심진우의 얼굴은 검은 먹물을 뒤집어쓴 듯 어두웠다. 그는 주다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주다인, 내가 이렇게까지 사과하는데 정말 조금도 봐주지 않을 거야? 3년 동안 네가 날 얼마나 좋아했는지...” 심철수는 이 말을 듣고 기가 막혀 숨이 턱턱 막혔다. ‘어떻게 이렇게 무능한 아들을 키웠을까? 이게 무슨 자린지 모르나? 송씨 가문의 연회장에서 감히 이렇게 멍청한 짓을 하다니!’ 심철수는 인생이 이렇게 절망적일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주다인의 얼굴색은 여전히 동요가 없었고 목소리는 차가웠다. “심진우, 만약 계속 괴롭힌다면 나는 모든 녹음 파일을 공개할 거야. 그럼 넌 운해시에서 체면을 구기게 되겠지.” 심씨 가문의 아들이 3년 동안 가난한 척하며 연애 중의 음성 메시지라면 어떤 정상적인 사람이 들어도 경악할 내용이었다. 그녀는 이걸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심진우에게 마지막 체면을 부여했지만 그는 오히려 감사하기는커녕 더욱 날뛰고 있었다. 송하준의 인내심도 완전히 바닥났다. 그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선포했다. “지금부터 송씨 가문은 심씨 가문과의 모든 협력을 종결한다. 앞으로도 다시는 없을 것이야!” 강재혁의 기세는 더 압도적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삼화 그룹이 앞으로 또 발악한다면 그건 바로 나 강재혁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다.” 한 마디에 모두가 숨을 멈추었다. ‘누가 감히 심씨 가문을 위해 강씨 가문을 적으로 돌리겠어?’ 그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심씨 일가는 쥐새끼처럼 쫓겨나듯 송씨 가문 연회장에서 퇴장당했다. 연회가 다시 평온해지자 주다인의 표정도 차분해졌다. 이윤희는 주다인의 손을 잡고 단상으로 올라갔다.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과 조명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고급 드레스가 그녀의 아름다운 라인을 강조했다. 작은 얼굴은 백옥처럼 맑고 고왔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윤희는 얼른 사람들에게 주다인을 소개하고 싶었다. 그녀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