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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김민덕은 들어오자마자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나윤아를 보는 눈빛은 그녀를 때릴 것처럼 보였다.   나윤아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앞에 있는 김민덕을 바라보았다. "어르신께서 저한테 찾아오시다니, 무슨 일이세요?"   "몇 달 동안 못 봤더니, 김 씨 가문의 가훈을 다 잊어버렸나 보네. 내가 들어온 후 지금까지, 커피 한 잔도 제대로 가져다 주지 않았잖아."   나윤아는 김민덕의 말을 듣고 바로 웃음이 났다. "여기는 커피숍이 아니거든요. 커피를 마시고 싶으시다면,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문을 나가 왼쪽으로 200미터를 가면 커피숍이 있는데, 거기서 커피를 마실 수 있어요."   "나윤아! 너는 손윗사람도 안중에 없고, 행동이 제멋대로구나. 밖에서는 여기저기서 우리 김 씨 가문의 얼굴에 먹을 칠하고 있어. 믿거나 말거나 내가 너를 ——"   "제가 김준혁과 이미 이혼한 것을 잊으셨나요, 어르신?"   나윤아가 이 말을 할 때, 입꼬리는 약간 올라갔지만 눈 속에는 별로 웃는 기색이 없었다. "여기는 제가 일하는 곳입니다. 만약 별일 없으시다면 나가주세요. 만약 무슨 일이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말씀해 주세요."   나윤아가 말하면서 잠시 멈칫하고 다시 말했다. "저는 인내심이 그리 좋지 않아요. 빨리 말씀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들어주지 못할 거예요."   김민덕의 눈앞에 있는 나윤아는 예전의 그 순진하고 얌전한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사람을 쫓아내려는 의도로 가득 차 있었다.   김민덕의 얼굴이 화가 나서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당신이 바로 말하라고 하니까, 그럼 바로 말하겠네. 얼마면 서울을 떠나고 김준혁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것인가?"   나윤아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말씀은, 지금 제가 김준혁과 밀당을 하고 있다는 건가요?"   김민덕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나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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