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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0장

”슥삭슥슥!” 하현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부적 위에 뭔가를 그렸다. 그는 예전에 전장에서 어떤 도사에게서 이것을 배운 적이 있었다. 그 도사의 표현에 따르면 전신의 피는 모든 살인술을 깨뜨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용법을 잘 알아야 했다. 예를 들어 음기가 몸에 들어가면 지양을 해 주는 부적이 필요하다. 하현은 옛 도사에게서 부적을 쓰는 방법을 꽤 많이 배웠다. 복잡하고도 오묘한 부적 쓰기가 끝나자 하현은 오른손을 돌려 혼수상태에 빠진 수사팀장의 이마에 천천히 붙였다. “피식!” 부적은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했고 희미한 핏빛이 흔들리는 사이에 수사팀장의 얼굴에 드리웠던 검은빛이 조금씩 사라져 부적 속으로 꼬리를 감추었다. 부적은 바람에 흩날리며 잿더미로 변했다. 꿈결에서나 볼 법한 장면에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사람들은 강호의 삼교구류에는 기괴하고 기이한 기술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대성조차도 어리벙벙한 표정이 되어 하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정일교의 도사들이 쓰던 부적?” 구양연이 알아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일교의 도사들은 인간 세상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 도사들이 쓰던 부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니?!” 도교의 일종인 정일교는 강호의 무학 성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일교 도사들이 사람을 구하는 수단과 죽이는 수단은 모두 신비롭기 그지없어서 마치 전설 속의 신선술 같았다. 그런데 그런 수법을 지금 하현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구양연은 역시 식견이 대단한 사람답게 일찌감치 하현의 재주를 알아보았던 것이다. 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손놀림으로 재가 된 부적을 손에 넣었다. 그런 다음 그릇을 가져다가 물 반 컵을 부어 재를 녹였다. 하현은 지체 없이 그 물을 수사팀장의 입에 몇 방울 떨어뜨렸다. 마치 재를 녹인 물이 온기라도 머금은 듯 수사팀장의 입에 떨어질 때마다 그의 얼굴에 온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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