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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1장

이대성의 말이 끝나자 모두들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것은 용문대회였다. 모두들 피 터지게 싸우는 살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눈앞에는 병든 사람이 누워 있다. 그들한테 병든 사람을 치료하고 구하라고 하는 것인가? 문제는 이대성이 하는 말마다 일리가 있어 아무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구양연조차도 뭔가 언짢은 듯 양미간을 만지작거리며 난감한 모습을 보였지만 뭐라고 설득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하현을 바라보는 김방아의 눈에는 어느덧 고소해 죽겠다는 통쾌한 눈빛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기쁜 미소가 일렁거렸다. 그녀는 이런 난제 앞에 하현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현은 누군가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건 할 수 있지만 눈앞의 이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강호에서 실력자로 거듭나는 건 세상 물정 좀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고되고 험난한 길인 것이다. 하현이 여기서 망신을 당하고 떨어질 것을 상상하니 김방아는 새어 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자, 시작!” 이대성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 조용히 시작하라는 손짓을 했다. 첫 번째 수험생은 단발머리의 여자로 눈살을 찌푸린 채 앞으로 나와 이가음을 에워쌌다. 잠시 후 그녀는 앉아서 이가음의 맥을 짚었다. 대하의 무학은 줄곧 의술과 무술의 일체화를 중시했는데 옛날에 무술을 하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조금이라도 의술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단발머리 여자도 분명 어느 정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맥을 짚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가음을 마주하자마자 그녀는 무서운 것을 본 듯 온몸을 떨었고 마치 악마를 본 듯 당황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단발머리의 여자는 무성에서 꽤 유명한 무학 가문에서 태어났다. 원래 그녀는 성격이 도도하고 오만해서 이 정도의 문제는 그동안 부모님이 전해준 강호의 경험으로 쉽게 해결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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