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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0장

이때 지회장들 뒤편에서 짧은 턱수염을 기르고 무도복을 말끔하게 갖춰 입은 남자가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얼핏 섬나라 사람과 비슷한 용모였다. 다만 그의 몸은 섬나라 사람보다 훨씬 우람했고 거칠고 사나운 기세가 풍겨 나와 섣불리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 하현은 이 남자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다 문득 그의 모습이 이가음의 얼굴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은 용문 무성 지회 이대성 지회장임에 틀림없었다. 곧이어 몇 명의 관리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쓸데없는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은 뒤 주변 심사위원단과 주임 시험관들을 소개했다. 형식적인 절차가 다 끝난 뒤 이대성은 단상에 올라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다들 알다시피 쟁쟁한 실력자들을 꺾는 방법은 오직 실력밖에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삼교구류의 살인술을 아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힘을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험은 이전의 시험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 판단으로는 그녀가 삼교구류의 음흉한 살인술을 만난 듯합니다.” “그래서 지금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어요.” “누가 그녀의 이런 상황을 해결해 준다면 내가 어찌 그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1등 자리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신임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백억의 상금까지 받아 갈 수 있고 용문대회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까지 얻게 됩니다!” 말을 마친 뒤 이대성이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자 용문 제자가 조심스럽게 휠체어를 끌고 나왔다. 휠체어 위에는 한 여자가 끈으로 묶여 있었다. 환자복을 입은 채 온몸을 오들오들 떨며 겁에 질린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여자는 확실히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간 같은 모습이었다. 가끔 그녀의 목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시신으로 착각했을 정도였다. 몇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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