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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장

하현의 말을 들은 이서국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가 이내 사나운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하현, 아직도 내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겁니까?” 김방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하현, 이서국한테 문제를 다시 내라고?” “이서국은 용문 무성 지회의 제자라고!” “무학 이론에 있어 아주 지식이 탄탄한 사람이야. 그가 문제를 내면 넌 더 망신만 당하고 말 거야!” 김방아는 하현에게 이만저만 실망한 게 아니었다. 권력도 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정행위를 한사코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한테 어떻게 마음을 내어 줄 수 있겠는가? 이서국은 싸늘한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다가 냉소를 흘렸다. 그는 처음 하현의 만점 답안지를 보고 라이벌을 제거할 마음에 만반의 준비를 해 둔 게 분명해 보였다.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하다니! 실력이 있으면 어디 두고 보자구요!” “내가 당신한테 기회를 주죠! 순순히 자백할 수 있도록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겁니다.” 말을 하면서 그는 종이 한 장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 안에는 그가 이미 정성껏 준비한 세 가지 문항이 써 있었다. 이서국은 하현에게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당신한테 15분 줄 테니 시간 안에 이 문제를 모두 풀어 보세요. 모두 풀어 낸다면 당신의 결백을 인정하겠어요!” “그러나 다 풀지 못할 시에는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겁니다!” 하현은 가타부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기 귀찮아서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얼른 펜을 들고 거침없이 쓰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가 얼마나 망신을 당하나 두고 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5분도 채 되지 않아 하현은 펜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 “끝났습니다!” “허,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무학의 천재가 납셨군. 5분 만에...” 이서국은 비꼬는 듯한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가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하현의 시험지를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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