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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8장

용목단과 성경무는 낭패한 기색이 역력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들 둘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이들 뒤편에는 용호태와 성원효 두 사람이 들것에 실려 있었다. 한 명은 완전히 몸을 가누지 못했다. 하늘을 찌르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일견 진창 얻어맞은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팔다리가 부러져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가늠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용천오는 이 사람들을 보고도 그다지 감정의 변화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말해 보세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성경무는 눈가에 살짝 경련을 일으키다가 조용히 말했다. “방금 성원효가 실수로 하현을 건드려서 나와 부당주를 불러내 하현을 저지하려고 했어.” “그런데 결국 하현이 용문 집법당 영패를 꺼내 들었고 부당주는 바로 그 자리에서 저 꼴이 되었어...” 용천오는 얼굴을 살짝 찡그리는 듯하다가 말을 내뱉었다. “뭐라구요? 당했다는 겁니까?” “내 기억이 맞다면 아침에 당신과 용목단에게 하현을 찾아가서 말을 전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왜 그는 당주 자리를 내놓으려 하지 않았죠? 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때렸다?” “나한테 덤비겠다는 건가요!” 성경무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용천오, 하현은 용문 집법당의 영패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여침도 손아귀에 넣었어. 게다가 더 중요한 사실은 그의 곁에 두 명의 고수가 더 있다는 거야. 난 병왕급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간 상대하기가 어려운 게 아니야!” “병왕이면 만만한 거 아닙니까?” 용천오는 오만하게 웃었다. “그가 뭐라고 했어요?” “하현은 그러니까...” “그러니까...” “만약 한 시간 안에 사람을 풀어주지 않으면 그 계약을 사실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했어.” 성경무가 조심스럽게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의 장모와 아내가 한 계약을 사실로 만든다고?” 용천오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기 이내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항성과 도성에서 유명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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