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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4장

머리가 희끗희끗한 것이 쉰 살 남짓 되어 보이는 남자가 걸어 나왔다. 남자는 말끔한 검은 양복 차림에 손에는 조그만 호두 두 개를 쥐고 있었다. 어딘가 만만치 않은 기품이 물씬 풍겼다. 바로 무성 경찰서 이인자, 성경무였다. 무성 관청의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들어서자마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며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는 눈앞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의 동선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새처럼 뒤로 물러서기 바빴다. “둘째 숙부님, 오셨습니까?” 성경무가 하현의 얼굴을 제대로 발견하기도 전에 성원효가 이미 성경무의 앞으로 나왔다. 성원효는 절뚝거리며 성경무에게 다가와 말했다. “마침 잘 오셨습니다.” “세상 물정도 모르는 놈이 무성까지 와서 우리한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외지놈이 무슨 담력으로 감히 우리 성 씨 가문을 건드리는지 모르겠어요!” “아주 배짱만 두둑한 놈이이에요!” “내가 이미 이놈한테 말했어요. 우리 둘째 숙부님이 무성 경찰서 이인자라고!” “감히 숙부님을 깔아뭉개고 무시하고 있잖아요!” 성원효는 일부러 성경무의 화를 돋우는 말을 골라 했다. 이참에 하현을 죽음으로 몰고 갈 태세임이 분명했다. 그가 성경무를 부른 이유는 관청의 힘으로 하현을 직접 제압하여 외지인이 무성에서 판을 뒤집을 기회를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 틀림없었다. 현장에 있던 예쁜 여자들은 성경무를 보자마자 하나같이 뜨거운 눈길을 보냈다. 성경무! 무성 경찰서의 이인자! 진정한 거물! 무성에선 하늘보다 높은 존재였다! 여자들은 한달음에 성경무의 품에 안겨 온갖 애교를 부리고 싶은 눈치였다. 한참을 성경무에게 시선을 돌렸던 그녀들은 측은한 눈빛으로 혀를 끌끌 차며 하현을 바라보았다. 이제 죽었어! 눈치도 없는 촌놈은 죽었어! 방금 천지 모르고 날뛰었던 만큼 처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될 거야! 잔챙이는 잔챙이일 뿐 절대 거물과 맞서 싸울 수 없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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