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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장

설민혁은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그 순간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하현, 당신이 하엔 그룹의 회장이라고 하면 이 일이 알려질까 두렵지 않니? 모두 믿지 않았다. 이 형편없는 모습을 한 하현이 어떻게 하엔 그룹의 회장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전에 동류에게 프로포즈 했을 때도 그는 자신이 회장이라는 걸 숨기지 않았는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 사실이 이 우스갯소리를 증명해준다. 지금 그가 또 이렇게 말을 하다니, 정말 뻔뻔스럽다. 한쪽에 있던 설은아가 보다 못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속삭였다. “할아버지, 하현이 그 사장님의 회원 카드를 썼나 봐요……” “포르쉐를 운전시킨 그 사장?”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 말을 믿었다. 포르쉐 같은 고급차를 운전기사에게 마음대로 운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부자라는 것을 말해준다. 서울 호텔의 회원 카드는 돈만 있으면 최고급 회원 카드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설 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다른 사람의 운전기사로 나섰다고? 부끄럽다! 지금 설 씨 어르신은 하현을 보는 것이 어쩜 이렇게 불쾌한지 당장 문밖으로 쓸어 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방금 설민혁이 한 말을 떠올리며 그는 여전히 싸늘하게 말했다. “그만, 이 얘기는 그만해…… 하나만 묻자. 너 그 레스토랑에 갔을 때 단정치 않은 여자 한 명 데리고 갔었지?” “그 사람은 제 친구예요.” 하현은 눈썹을 찡그리며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손서연이 그를 도와준 것이 적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너……” 설 씨 어르신은 노발대발 화를 내며 이 데릴사위가 그 단정치 못한 여자와 내통하고서 아직도 자기 친구라고 하다니. 그는 정말 설씨 집안이 다 바보 천치인 줄 아나? 한쪽에서 설 씨 어르신이 말한 이 이야기를 듣고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안절부절 못했다. 그녀는 바로 하현의 월급 카드를 가져가려고 했다. 아직 돈을 보지도 못했는데, 하현이 지금 쫓겨나가면 그녀는 다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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