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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장

하현은 저녁에 일찍 집에 들어왔다. 어젯밤에도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 하현이 한량 같아서 은아는 화가 나 하현을 노려보더니 뒤돌아서 방으로 들어갔다. “장모님, 무슨 일이에요?” 하현은 어리둥절했다. 은아를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아내 걱정을 할 줄도 알아? 말해봐, 이틀 동안 저녁에 어디 간 거야? 옷빨래도 안 하고 화장실 청소도 안 하고 요리도 안 해, 나더러 뭘 먹으라는 거야?” 희정이 때마침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하현이 왔다는 소리를 듣자 그를 째려보았다. 하현이 만 원으로 은아가 하엔 그룹의 투자를 다시 받도록 도와준 이후로, 희정이 그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많이 나아지지도 않았다. “일하느라 바빴어요.” 하현이 설명했다. “네가 뭘 바빠! 썩을 중고차를 몰면서 남의 운전기사 노릇이나 하고 있다고 우리 딸이랑 걸맞은 줄 알아? 우리 딸이 봐 달라고 빌지만 않았더라면 내가 일찌감치 너를 쫓아냈을 거야!” 희정이 쌀쌀맞게 말했다. “그런데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우리 딸이 요즘 미쳐서 왜 너한테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내 눈에 너는 그저 쓰잘데기 없는 놈일 뿐이야!” 하현은 황당했다. 어째서 포르쉐가 썩을 중고차가 된 건가. 그래도 하현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장모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너한테 말해서 뭐하게? 네가 해결할 수 있어?” 희정이 꾸짖었지만 그래도 말은 했다. “어제 은아가 담당하는 쇼핑몰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시행된 거 알고 있지?’ “알고 있습니다.” “퍽이나 알겠네! 그럼 어젯밤부터 끊임없이 방해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아? 건축자재를 망가뜨렸을 뿐만 아니라, 인부들을 때리고 방화까지 해서 은아는 이 일 때문에 골치가 아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부탁했는데도 아직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지 못했어.” 여기까지 말하고 희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쩜 이리 쓸모없는 사위가 있을까? 이런 일은 보통 남자들이 해결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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