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장
남자가 처음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온화하고 예의가 있었다. 그러나 강가을의 차가운 눈빛이 남자의 얼굴을 스치자 그녀의 옅은 갈색 눈동자가 일렁였다.
“저분은 당신 아내가 아니신가요? 호신 부적 하나가 아내분을 지켜줄 수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강가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박재서는 왠지 모르게 그녀가 그 남자에게 뭔가 반감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남자도 그 기운을 느낀 듯 강가을을 지그시 바라보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강가을이 건넨 호신 부적을 받아들였다.
감사를 표한 후, 두 사람은 식당을 떠나갔다.
박재서는 그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강가을을 향해 돌아섰다. 그러고는 카메라가 여전히 켜져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물었다.
“호신 부적을 준 걸 보니... 혹시 무언가 또 본 건가요?”
박재서의 질문은 제작진과 수많은 생방송 시청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내용이었다.
호신 부적의 중요성은 이미 아침에 여러 차례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게스트에게 하나씩만 주어지는 이 보물 같은 호신 부적을 강가을이 이렇게 쉽게 건네다니, 뭔가 이상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혹시 저 부부가 이전 회차에 나온 그 사람처럼 뭔가에 홀린 건 아닌지 추측하기도 했다.
다행히 박재서의 질문에 강가을은 사실대로 답했다.
“저 여성분께는 곧 죽음의 고비가 닥칠 겁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잔잔했지만 왠지 모를 무거운 압박감을 자아냈다.
박재서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뭔가에 홀려 호신 부적이 필요한 건 줄 알았는데... 죽음의 고비라니.’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그럼 그 여성분께 경고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박재서는 강가을의 판단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그런 판단을 했으면 경고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니 말이다.
그러자 강가을은 잠시 박재서를 바라보았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증거가 없어요.”
그녀의 말투에는 어딘가 억울함이 느껴졌다.
박재서는 강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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