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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장

금팔찌를 꺼내는 원지희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강가을의 질문대로 복주머니에 들어있는 금팔찌는 한 세트였다. 솔직히 처음엔 따로 챙길 생각 따윈 없었다. 떠오르는 스타인 그녀가 이정도 팔찌를 탐낼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팔찌의 디자인이 워낙 마음에 들어 하나는 모두에게 보여주며 금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다른 건 몰래 챙겨 사촌언니 결혼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저주가 담긴 팔찌일 줄이야. 특히 강가을이 팔찌에서 뼛가루를 꺼낸 순간 또 다른 팔찌를 감추고 있는 원지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솔직한 마음에선 남은 것도 꺼내 강가을에게 처리를 맡기고 싶었지만 몰래 따로 하나를 숨긴 게 드러나면 이미지에 영향이 갈까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팔찌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상 그저 지니고 있을 수도 없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처리는 하지 못했지만 하지석이 그린 퇴살 부적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어.’ 원지희가 생각하는 방법이란 아주 간단했다. 바로 강가을이 하던 그대로 하는 것이었다. ‘보니까 별 어려운 것도 없던 것 같던데.’ 조심스레 금팔찌를 바닥에 내려놓은 원지희는 강가을이 하던 것처럼 팔찌를 열어 뼛가루를 꺼낸 뒤 하지석이 건넨 부적을 꺼내 뼛가루 위로 던져버렸다. 하지만 뼛가루에 닿은 부적은 아무런 작용도 일으키지 못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원지희는 또 누군가 곁을 지날까 걱정되어 아예 라이터를 꺼내 부적을 태우기 시작했다. 부적에 불이 붙자 원지희는 부적을 뼛가루 위에 올려두었고 불길에 따라 뼛가루는 깔끔하게 타버렸다. 부적이 다 타자 원지희는 대충 마당에 팔찌를 묻어버렸다. ‘아까 낮에 이렇게 했었지.’ 모든 걸 끝낸 원지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론 함부로 뭘 줍고 그러진 말아야겠어. 이런 재수없는 일을 당할 줄이야.’ 방으로 돌아온 원지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때 샤워를 마친 강가을이 물었다. “어디 갔었어요?” 이에 원지희는 당연하게 거짓말로 응했다. “산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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