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장
한여름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듯 눈이 반짝 빛났다.
“강가을이 10억 받았잖아요. 김여름이랑 손잡고 절 함정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우리 집에서 10억이랑 할머니의 팔찌까지 빼돌렸으니 충분히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어요.”
그 말에 백수영도 표정이 밝아졌으나 이내 얼굴에는 약간의 근심이 더해졌다.
“이체 기록만으로 고소하는 건 힘들 거야.”
게다가 강성 그룹의 법무팀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백수영도 평소에는 시건방졌지만 한여름에 비하면 관건적인 순간에 그나마 이성적인 편이다.
한여름은 나 몰라라 앞날을 생각하지 않은 채 오직 강가을을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었다.
“몰라요. 전 무조건 고소할 거예요. 우리 집에서 18년을 키워줬는데 나한테 이러는 건 너무 하잖아요.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행동하는 거죠? 엄마, 저 좀 도와줘요. 반드시 고소하고 싶어요.”
한여름은 또다시 감정이 격해졌고 백수영은 옆에서 달래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 알았어. 엄마가 고소하는 걸 도와줄 테니까 흥분하지 마. 건강에 안 좋아.”
한여름은 듣고 싶은 말을 듣고선 백수영의 손을 잡고 애처롭게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엄마, 가을이는 왜 절 그냥 놔주지 않는 거죠?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는 걸까요? 너무 괴로워요... 정말 힘들어요...”
그전에는 억지 부리는 한여름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부러 했던 말이라면 지금은 연약하고 가련한 그녀의 모습에 백수영마저도 이성을 잃었고 괴로움과 분노가 그녀를 덮쳤다.
“여름아, 울지마. 내 딸을 괴롭힌 인간은 그게 누구든 가만두지 않을 거야. 특히 배은망덕한 그 X는 절대 용서할 수 없지.”
백수영은 말을 마치고 한여름을 놓아주고는 곧장 씩씩거리며 병실을 나섰다.
한여름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백수영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시각 한씨 가문.
한기현은 도사와 함께 집에서 풍수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날 강가을이 퇴원하면서 했던 말이 뭔가 계시가 된 듯 한기현은 그 후로 이 집에서 찝찝한 느낌을 받았다.
악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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