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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백수영은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한여름은 조금도 홀가분하지 않았다. 돈으로 김여름을 해결한들 그녀의 명성은 이번에 철저하게 무너졌다. 강가을이 인터넷에 올린 녹취록에는 당시 김여름의 영혼을 빨리 떨쳐버리려고 자신의 어두운 면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한여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김여름 같은 천민은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고 일편단심이었던 진종수의 마음마저 흔들어놓으니 매우 수치스러웠다. 불과 하루 만에 한여름은 비웃음거리가 되었고 재벌 2세들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그녀에 대한 열린 토론이 이어졌다. [겉모습만 보고 엄청 연약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런 포악한 모습을 갖고 있을 줄은 아예 몰랐네. 여자들이 참 무섭다.] [내가 전부터 말했잖아. 한여름은 불여우 같은 X이라고.] [저런 음흉한 마음을 속이기 위해 평소에 얼마나 연기를 했던 거야?] [이름이 아예 똑같은 것도 아니고 비슷한다는 이유로 괴롭혔다는게 말이 돼? 아니, 지가 뭔 공주라고 착각하는 거 아니야? 진짜 어이가 없네.] [너무 무례한 거 아니야? 이 단톡방에 여름이가 아직 있을 수도 있잖아.] [있으면 뭐 어때? 전혀 무섭지 않거든?] [어차피 다 들으라고 한 얘기야.] [채팅방 권한이 누구한테 있지? 도대체 언제까지 저런 인간이랑 같은 채팅방에 있어야 돼? 얼른 쫓아내.] [맞아. 저런 애랑 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격 떨어지잖아.] 곧이어 한여름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이 되었다는 알림창이 떴다. 물론 모든 채팅방에서 쫓겨난 건 아니었다. 의외로 진종수와 같은 성격을 지닌 일부 재벌 2세들은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한여름의 멘탈을 무너뜨리기에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강가을! 악!” 한여름이 다시 미쳐가는 걸 본 백수영은 머리가 욱신거리며 아팠다. 지난 며칠 동안 한숨도 자지 못한 데다가 오늘 아침 계단을 내려오다가 발을 삐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한여름이 목에 걸고 있는 옥패에 시선이 쏠렸다. 그건 한기현의 서랍 구석에서 찾아낸 옥패였다. 허약한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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