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장
강우석은 한평생 살면서 이렇게 억울하고 괴로운 건 처음이었다.
옆에서 계좌이체를 마친 강우진은 원하던 부적을 손에 넣게 되었고 동시에 두 사람이 했던 내기와 강우석의 모습이 떠오르며 뭔가를 깨달았다.
“형, 설마 샤워하다가 물이 안 나와서 소리쳤어요? 그러다가 무서워서 밖으로 뛰쳐나온...”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우진은 그의 말을 잘랐다.
“닥쳐.”
강가을은 강우석을 바라보며 거듭 강조했다.
“내기는 내가 이긴 거야.”
강우석은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듯 표정이 굳어졌지만 누가 봐도 철저하게 패배했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가을은 쓸데없는 말을 뒤로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목소리 듣고 싶지 않으니까 알아서 조심해.”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강씨 가문 넷째 도련님으로서 이 정도는 지킬 수 있겠지?”
지키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렇게 된다면 강가을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강우석은 잔뜩 어두워진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답했다.
“걱정 마. 약속은 지킬 테니까.”
강가을은 이제야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우진의 방을 나섰다.
떠나기 전 두 사람은 강가을이 속삭이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달을 거는 건데.”
“풉.”
강우진이 참지 못하고 또 웃음을 터뜨리자, 강우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째려봤다.
“너 도대체 요즘 왜 그래? 왜 밖에서 굴러온 돌을 돕고 있는 거냐고!”
강우진은 그 말에 혈압이 솟구쳤다.
“굴러온 돌? 사촌 동생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어요? 다시 한번 누나한테 이러면 큰 아빠한테 다 이를 거예요.”
강우진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오른 강우석은 헛웃음만 나왔다.
“고자질하는 건 애들이나 하는 짓이지.”
애초에 ‘누나’를 겨냥했던 장본인이 자신이 한 일을 까맣게 잊은 채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니, 강우석은 어이가 없었다.
“형도 봤겠지만 누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이러다가 어느 날 진짜 화를 내면 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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