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장
강기우는 작은 일로 호들갑 떠는 아들이 점잖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김영애도 옆에서 말렸다.
“그래. 얼른 들어가서 씻고 옷 갈아입어. 그러다가 감기 걸리겠어.”
비록 지금은 여름이지만 이렇게 머리를 적시고 밖에 서 있으면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강우석은 아무리 소리쳐도 인기척 없는 고요한 방이 다시 떠올라 등골이 오싹해졌고 차마 혼자서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저... 우진이 방에서 씻을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곧장 걸음을 옮겨 강우진 방의 욕실로 들어갔다.
말릴 틈도 없었던 강우진은 그저 밖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강기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김영애와 함께 방으로 돌아갔다.
한편 강우석은 방금 전의 일이 계속이 머릿속에 맴돌아 마음 편히 샤워도 하지 못한 채 재빨리 몸을 헹구고 옷을 갈아입고 욕실을 나섰다.
욕실을 나서자 방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하나는 강우진, 다른 하나는 강가을.
강우석은 흠칫 놀라더니 뭔가 깨달은 듯 강가을을 번쩍 노려보았다.
“네가 한 짓이야?”
분명히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이 들어가자 금세 정상으로 돌아왔고 게다가 방에서 아무리 소리쳐도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지 않는 게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앞서 강가을과 했던 내기를 떠올리며 그는 이 모든 게 그녀가 한 짓이라고 단정했다.
다만 어떻게 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던 강우진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강가을은 분노하는 강우석의 모습을 보면서도 한없이 차분했고 이를 부정하지 않는 듯 노란 부적을 꺼냈다.
“소리를 차단하는 부적이야. 문에 붙이면 안에서 아무리 큰 소리가 나더라도 밖에서는 아예 들리지 않아. 얼마나 대단한 부적인지는 직접 경험해 봐서 알겠지?”
강가을은 평범한 부적을 기반으로 방음 기능만 추가했다.
강우진은 이 모든 게 강가을이 한 짓이라고 확신했으나 뭔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시도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부적 한 장을 꺼내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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