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유하연은 그런 유도경이 너무 무서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김희영을 바라봤다. 김희영도 유하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김희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도경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요. 우리가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고 해도 사과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에요.”
“그게 무슨 말이야?”
김희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하연과 김희영은 유도경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임씨 가문에서 전화를 걸어와 난감한 말투로 둘째 도련님에게 일이 생겨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김희영은 둘째 도련님에게 일이 있으면 무슨 일이 있겠냐며 물었지만 상대가 말을 얼버무리며 연신 사과하자 김희영도 결국 알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유하연은 임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약속을 어긴 게 무조건 유도경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실망해도 소용이 없었다.
김희영은 유하연을 데리고 본가로 향했고 유도경도 집에 중요한 서류를 두고 왔다며 차에 올랐다. 유씨 저택에 도착하자 김희영이 먼저 차에서 내렸고 유하연이 따라서 내리는데 유도경이 어느새 유하연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유하연은 클러치를 꽉 움켜쥔 채 타일만 쳐다보며 걷느라 걸음걸이가 이상했지만 뒤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허튼수작 집어치워.”
유도경의 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우물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메아리와도 같았다. 그는 오만한 표정으로 소심한 한방을 먹인 유하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간땡이가 불었지?”
머리가 쭈뼛 선 유하연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내가 어떻게 감히...”
유도경이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더는 유도경 옆에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던 유하연이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얼른 핑계를 찾아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유도경은 미간을 찌푸린 채 도망가는 유하연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유하연은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계단에 걸려 넘어졌지만 얼른 몸을 일으켜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유도경은 감히 그의 손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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