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돈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 속한 돈이어야 하겠죠.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것은 바라지도 않아요. 나랑 상관도 없고요.”
김정호는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집사 아저씨였다.
어제 주문한 아동용 좌석을 가지고 온 것 같았다.
“집에 바로 배송하면 돼요. 집에 사람 있을 거예요.”
김정호는 허유정의 앞이라 정말 배달 전화를 받는 척하고 말했다.
집사가 말했다.
“큰 도련님, 지금 별장인데요 큰 아가씨가 누구 줄 옷이냐며 물어보는데요?”
김정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건 상관하지 말고 가져오기나 해요.”
집사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김소영에게 건넸다. 집사에게서 핸드폰을 건네받은 김소영이 물었다.
“오빠, 집사 아저씨가 나한테서 여자 옷을 빌려간다고 하던데 원피스가 왜 필요해? 누구 줄 건데? 그 사람 신장이나 체중이 나랑 비슷해?”
김씨 가문에 김정호 세대는 여자가 세 명 있었는데 김소영은 그들 중에서도 맏이라서 큰 아가씨라고 불렸다. 하지만 나이 순으로 치면 그녀는 가문에서도 여덟 째였다.
“새언니한테 줄 거야. 둘이 체형이 비슷해.”
김소영이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 언제 결혼한 거야? 집에는 언제 데리고 오려고?”
“가서 할머니한테 물어봐. 할머니가 자세히 얘기해 주실 거야. 나 밖이라 통화하기 불편해. 내가 부탁한 것만 아저씨한테 보내면 돼. 이만 끊을게.”
전화를 끊은 김정호는 다음에는 전화 말고 문자를 하라고 집사 아저씨에게 주의를 줘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이렇게 자꾸 통화를 하다가 들킬 가능성이 너무 컸다.
“여동생한테 옷을 빌렸어요? 나한테 주려고?”
운전대를 잡은 허유정이 그에게 물었다.
“네. 사촌동생이 유정 씨랑 체형이 비슷한데 사놓고 안 입는 옷이 많거든요. 그래서 좀 빌려달라고 했어요. 걱정 마요. 새 거로 달라고 했으니까요. 걔는 옷을 좋아해서 많이 사는데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이 많아요. 월급 받으면 옷만 사놓는다니까요. 할머니와 나한테 그래서 많이 혼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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