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다음 날이 주말이었기에 한미숙 여사를 제외하고 남은 사람들은 간만에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가족들은 옷을 갈아입고 간단하게 씻은 뒤에 아침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허유나 모자도 마찬가지였다.
“큰이모, 원준 오빠.”
두 아이는 예의 바르게 허유나 모자에게 인사했다.
쌍둥이 남매는 생김새가 예쁘장한데다가 목소리까지 청아해서 서유나는 매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예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웃으며 아이들에게 인사하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늘 공주님 원피스를 입은 진서월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허유나는 아이의 옷감을 만져보고는 동생에게 말했다.
“네 남편 애들 정말 아끼나 봐. 서월이 입고 있는 옷만 해도 비싼 옷감이야. 아마 시장에 나가면 십만 원 이상은 할 것 같아.”
허유정은 속으로 언니가 만약 애들이 광주에서 가장 비싼 사립 유치원에 다니면서 월 몇백씩 쓰고 있다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속으로 상상했다.
김정호는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사랑해 주었다. 그처럼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빠는 아마 친아빠여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휴일이라 한미숙 여사는 요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허유정은 시내에 장보러 나간다는 핑계를 대고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비록 수도권처럼 번화하지는 않지만 광주 주변 소도시들 중에서는 그래도 부유한 편이었다. 고층건물도 간간이 보이고 교통도 편리해서 이곳을 시골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허유정은 남편과 애들과 함께 식자재를 구매하고 그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할 곳을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한 건물 앞에서 차를 멈추었다.
“여기가 아마 부모님이 나한테 준다던 건물일 거예요.”
김정호는 9층짜리 건물을 조용히 올려다보았다. 지은지 10년 정도 된 건물은 학교나 주변 시설들과 가까워서 집 시세가 적지 않아 보였다.
“장인어른이 부동산 보는 안목이 있으시네요.”
김정호는 진심으로 장인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그의 장인이 이 땅에 건물을 올릴 시점에는 땅값이 이 정도로 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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