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이게 딸 가진 부모의 비애라는 것일까.
“일요일에 가려고. 내일은 동창회가 있어. 나간다고 약속했고.”
허유정은 전혀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을 보는 자신의 안목에 항상 자신이 있었다.
김정호는 절대 도재훈과 비슷한 부류가 아니고 그에게는 여동생도 없었다.
시어머니는 온화하고 인자한 분이고 언니의 시어머니랑은 비교할 수가 없었다.
“네가 동창회를 나가?”
한미숙과 허유나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허유정이 말했다.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봐? 난 동창회 나가면 안 돼?”
“너 전에는 그런 모임 안 나갔었잖아? 굳이 내일 가야 해?”
한미숙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학교 시절 딸을 괴롭히는 동창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만나면 안 좋은 일만 떠올릴 텐데 솔직히 가는 걸 찬성하고 싶지도 않았다.
“주말은 다들 쉬는 날이니까 모이기로 한 거지. 심가은이 얼마전에 해외에서 귀국했거든. 환영 파티겸 하기로 했나 봐.”
허유정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는 전혀 동창회에서 안 좋은 얘기를 들을까 봐 걱정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심가은이면 널 싫어하던 애잖아. 둘이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걔가 네 남자친구까지 가로챘잖아. 그런 애의 환영 파티에 네가 왜 가?”
허유나는 자신의 일은 뒤로하고 동생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가지 마. 거기 가서 또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걔 말만 듣기 싫게 해서 그렇지 딱히 나한테 위협을 가한 적은 없어.”
허유정은 안경을 상시 착용해야 할 정도로 시력이 안 좋기는 했지만 호신술을 익힌 탓에 몸싸움에는 자신 있었다.
게다가 귀향한 뒤로 농장일을 하느라 매일 산을 뛰어다녀서 체력도 좋았다.
김정호는 가끔 그녀가 나무를 타는 모습을 보면 원숭이 같다고 생각했다.
허유정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가족들도 더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식사가 끝난 뒤, 허유정은 가족들과 함께 입구에 산책을 나왔다.
허유나도 아들과 함께 같이 나와서 걸었다.
도재훈이 그렇게 돌아간 것에 대해 그녀는 속상하고 서글픈 마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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