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87화

이튿날. 사무실에 도착한 강이서는 17번에게 암컷 문어를 데려다주었다. 그건 강이서가 어젯밤 베라를 이끌고 한참을 돌아서 발견한 예쁜 암컷 문어였다. 어리둥절해 하는 17번의 표정을 보면서 강이서는 암컷 문어를 17번의 수조 안으로 넣었다. 그리고 17번을 보면서 웃더니 문어 관련 다큐멘터리를 틀어주었다. 분위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이서는 일부러 전등을 꺼주었다. “봐, 이제 어둡지? 난 안 보이니까 둘이 많이 얘기하면서 친해져 봐.” “...?” 다큐멘터리가 시작되었다. 중저음의 포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어의 교배 방식은 일반적인 포유동물과 매우 다른...” 강이서는 아주 진지하게 그 장면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수업을 듣는 학생 같아 보였다. ‘사육원으로서, 실험체를 잘 타이르는 것도 능력이야.’ 강이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다큐멘터리를 집중해서 보았다. 때로는 감탄도 하면서 자연의 신비로움에 놀라기도 했다. 강이서는 열심히 다큐멘터리를 보았고, 문어 인간은 열심히 강이서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은 꿀보다 더욱 진득해서 한번 잡히면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조각 같은 얼굴을 가진 문어 인간은 가느다란 강이서의 목을 바라보고 시선을 올려 귀 뒤로 묶은 머리카락도 바라보고 또 이어서 기다란 속눈썹과 빛나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강이서가 한 번이라도 고개를 돌렸다면 그 에메랄드 같은 눈이 얼마나 사랑스럽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이서는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녀는 다큐멘터리에 집중한 채 바다 생물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고 있었다. 강이서는 아주 재미나게 화면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화면 속에 문어 두 마리가 나타났을 때, 강이서는 저도 모르게 다른 생각을 했다. ‘17번이 이걸 보다가 정열이 차올라서 이상행동을 하진 않을까?’ 강이서의 머릿속은 온통 야한 것으로 가득찼다.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한 강이서는 살짝 고개를 돌려 17번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강이서는 문어 인간이 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