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마치 보지 않으면 고통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이 끝난 후 두 사람은 소파 뒤에 몸을 숨겼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었던 강이서는
두 생물체가 싸우는 과정에서 부서진 책장 잔해를 끌어와 소파 앞을 가렸다.
그렇게 삼각지대인 은신처를 만들고 나서야 겨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인어가 손을 들어 강이서의 이마를 만졌다.
“차가워. 열이 내릴 거야.”
강이서가 웃었다.
“고마워. 열은 이미 다 내렸어.”
그 말을 들은 인어는 입술을 달싹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본 강이서는 순간 멍해졌다.
다 그 꿈 때문이다!
그 꿈이 강이서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과다출혈 때문일까?
유난히 창백해 보이는 인어는 금방이라도 거품이 되어 사라질 것만 같았다.
인어는 정말 거품이 될까?
강이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팔을 살짝 움직였다.
잠에서 깨어난 후 느꼈던 몸이 가벼운 느낌은 여전했다.
‘혹시 전기 충격이 건강에 좋은 걸까? 그럴 리가 없는데...’
두 손을 포개어 자신의 팔에 얼굴을 기댄 인어는 주인을 바라보는 고양이처럼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강이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인어를 이런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어는 체구만 봐도 충분히 잘생긴 남성의 신체를 가진 생물체였다.
오랫동안 강이서를 보고 있던 인어는 마침내 천천히 눈을 감았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아래로 내려앉아 조용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강이서는 그런 얼굴이 창백한 인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강이서는 문뜩 걱정스러운 마음에 손을 뻗어 살짝 건드려 보았다.
인어는 거품이 되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가벼운 접촉에 인어가 한쪽으로 몸을 기울며 쓰러졌다.
강이서가 깜짝 놀라 허겁지겁 그를 붙잡았지만 인어는 전혀 깨어날 기색이 없었다.
속눈썹조차 미동도 없었다.
이건 단순히 잠든 게 아니라 기절한 것이 분명했다.
강이서가 당황해할 때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또 다른 생물체가 오는 걸까?
강이서는 긴장한 얼굴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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